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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되는 공연, 즐거웠던 공연... 기대와 즐거움을 나누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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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음악극 관람후기
작성자 정석원 (ip:)
  • 작성일 2022-10-30
  • 추천 0 추천하기
  • 조회수 120
평점 0점

다양성으로 보편을 구현하다. 입장할 때 눈앞에 펼쳐진 무대에서부터 정교한 대칭이 인상깊었다. 대문과 같은 중앙을 기점으로 좌우로 나뉜 통로와 돌출부에서 제목으로 이미 드러난 두 주인공의 뚜렷한 대비에서 오는 긴장을 예상할 수 있었다. 실제 결과물은 내 예상과 반대였다. 서사의 전개에서나 그것을 통해 전하려 했던 메시지에서도 대비되는 두 사람이나 그들의 사랑, 인생이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고 모두 소중했다는 시공간을 뛰어넘는 예술의 보편성을 다채로운 색깔을 꺼내들고 칠하며 보여주었다.


이상과 슈만. 두 사람은 뛰어난 재능을 제외한다면 아주 이질적으로 보인다. 100년이란 시간차를 두고 세상에 나와 19세기와 20세기를 살았고 유럽의 아직 통일되지 않은 독일과 동북아에서 외세에 정부를 빼앗긴 조선이란 뿌리를 생각한다면 극과 극이다. 이상이 '로베르트 알렉산더 슈만'이란 독일어 이름을 당최 알아들을 수 없었던 것처럼 그들은 서로에게 공감은커녕 기본적 소통이 이뤄질 수 있을까 의문이 드는 대비가 아닐 수 없었다. 그러나 이 두 사람은 열렬히 사랑해서 자신의 재능을 오로지 찬미하는 데 바쳤고 그렇기에 스스로를 망쳤던 사랑이 있었다. 클라라와 금홍은 그 존재 자체만으로도 아름답고 소중하나 사랑과 함께 있음을 통해 완전한 기쁨을 경험하고 노래한다. 사랑의 절정이 지나서도 그녀들은 아름다움을 잃지 않으나 그녀들의 동반자가 흔들리므로써 본인들의 의지와 상관없이 상처받고 슬픔을 부르짖으면서 지나간 사랑의 끝을 애도한다. 두 예술가는 창작에 너무 몰두했기 때문인지 사랑은 물론이고 건강도 제대로 돌보지 못해 요절하기도 했다. 저승을 지키는 차사는 개인의 영혼이라는 수많은 뿌리가 이어지는 줄기로서 두 사람을 엮어주면서 보편성 획득을 위한 다리로서 극의 완성에 기여한다. 이들이 더욱 특별한 점은 인물마다 창법의 스타일이 대비가 된다는 점이다. 차사는 국악의 향기가 살짝 느껴지지만 대중성이 강한 트로트, 이상은 그가 실제로 썼던 글과는 다르지만 한국인이기에 한이 섞인듯한 국악의 창법을 그의 여인 금홍과 함께 구성지게 들려주었고, 슈만과 클라라는 오페라하면 떠오르는 중후한 바리톤과 높은 소프라노로 승부한다. 처음엔 익숙지 않던 대비가 인물들의 사연이 더해지면서 그들의 감정에 가장 적합한 노래가 흐른다는 것을 가슴으로 느끼게 해 대비를 넘어선 조화를 완성하며 보편의 경지에 이른다. 


배우들을 제외한 것들도 돋보인다. 다리같은 무대 옆의 공간을 차지하여 연주를 맡은 퓨전 오케스트라 단원들은 배우들의 창법에 맞게 정말 다양한 색깔을 소화했다. 오페라, 클래식, 국악, 트로트 등 음악에 맞게 무대의 분위기를 현란하게 바꿨다. 무대에 직접 피아노를 두고 객원 피아니스트를 등장시킨 것은 극의 전환에서도 극적이었고 그러한 전환으로 흐름을 유하게 만들거나 강화시키면서 조화로운 다양성을 더하며 극의 주제라 할 수 있는 보편의 논리를 강화한다. 음향만큼 섬세하고 화려한 시각장치도 보는 맛을 더했다. 저승길 입구를 시작으로 낭만주의 시대 슈만의 거처와 한국적이면서도 초현실적인 이상과 금홍의 배경도 독특한 조명이나 디자인을 통해 음악과 극의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켰다.


앞에서 설명한 모든 것들이 부분부분만 놓고 본다면 아주 이질적이다. 그러나 극이 흘러가는 동안 그러한 이질감은 아주 잠깐만 찾아오고 유기적인 흐름에 자연스레 따라가게 만들었다. 예술가의 고뇌와 사랑 죽음이라는 운명을 극복하려는 고군분투에서 이상과 슈만은 어느 새 같은 사람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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