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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에 화상을 입고 세상을 등진 젊은 화가는
사랑하던 여자도 떠나고
사람들에게 잊혀져 가지만,
월세를 내야 쫓겨나지 않고 살 수 있는 세상 속 사람이다.
절망에 빠진 젊은 화가를 찾아온 노신사는
거액을 제시하며 화가의 자화상을 주문하는데.
화가는 완성하지 못하고 비워둔 얼굴 반쪽은 고통이라고 했다.
노인은 그 반쪽을 화가의 고뇌라고 했다.
고뇌와 갈등 끝에 분노가 폭발할 것이라고.
그 노인은 안면화상이라는 불행을 겪지 않고 살았던 화가 자신이라고 주장한다.
세상을 등지지 않고
사랑하던 여자와도 이별하지 않은 채 살았고 노인이 됐지만
결코 만족하지 못했다고 한다.
젊은 화가는 말한다.
이 자화상은 완성되지 못한 게 아니라 비어있는 자체가 완성된 것이라고.
그것이 작가의 의도라고.
인생이란 한 번 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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