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직 끝나지 않은 일제침략의 역사
대전에서 16일간 펼쳐지는 대한민국 연극 열전.
그 중 충북 '극단 놀품'의 경연 참가작이다.
일제강점기 조선인의 질곡의 삶이야 말해 무엇하랴.
파도파도 끊임없이 나오는 게 일제의 잔학성이 아닌가.
이 작품의 무대가 되는 정암촌은 1938년 일제의 만주식민지정책에 따라
충북 청원과 보은, 옥천 지역 주민들이 강제이주하게 된 곳이다.
그 당시 강제로 생이별을 했던 가족의 이야기, 나아가 잊지 말아야 할 아픈 우리의 역사이기도 하다.
지금도 100 여 가구가 남아 우리의 말과 전통을 이어나가고 있다고 하는 이 정암촌이
학자들에 의해 1990년 대 말에 존재사실이 알려졌고,
이윽고 충북의 초청으로 고향을 방문하기도 했었다는...
사실을 이 무대를 통해 알게 됐다.
60년을 기다려 온 남편과의 상봉을 며칠 앞두고 끝내 세상을 하직한 여인 민설령과,
그 여인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또 같은 세월을 견뎌온 남자 정충석.
결국은 고이 간직해 온 치마저고리 선물을 묘비에 입혀주며 통곡을 하는 남자....
객석 여기저기에서 훌쩍이는 소리가...
나는 정암촌 사람들이 고향을 방문했던 실제 영상을 볼 때,
그들의 모습에서 고생의 흔적과 그리움의 세월이 읽히면서, 울컥할 수밖에 없었다.
충북 지역극단으로서, 지역의 아픈 역사를 발굴해 연극으로 만들고 널리 알리는,
그래서 우리 민족에게 이런 아픈 역사가 되풀이돼서는 안 된다는 것을 다시 한번 일깨워 준,
극단 놀품에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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