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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되는 공연, 즐거웠던 공연... 기대와 즐거움을 나누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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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2018 대전시립교향악단 마스터시리즈2
작성자 봄의제전 (ip:)
  • 작성일 2018-03-01
  • 추천 24 추천하기
  • 조회수 292
평점 0점

공연 관람일 : 2018년 2월 23일 (금) 오후 7:30

이번 마스터시리즈 공연을 꼭 보고 싶었던 이유 중 큰 세 가지.
대전에서 처음 연주되는 리게티의 론타노(대전 아니라도 실황에서 잘 연주되지 않는),
첼리스트 이슈트반 바르다이,
그리고 엘가의 수수께끼 변주곡은 공연장으로 이끌기엔 충분한 이유였다.







ProgramPart_01
G. Ligeti(1923~2006) _ Lontano
A. Dvořák(1841~1904) _ Cello Concerto in b minor, Op. 104
Cello Solist _ István Várdai (이슈트반 바르다이)
Ensemble:  Daejeon Philharmonic Orchestra
Conductor: James Judd



Part_02
E. Elgar(1857~1934) _ Variations on an Original Theme "Enigma", Op. 36
Ensemble:  Daejeon Philharmonic Orchestra
Conductor: James Judd




첼리스트 이슈트반 바르다이의 공연 탓인지 객석은 많은 인원으로 가득 찼다.
1부 첫 연주가 시작되려는데 이례적으로 첫 곡의 이해를 돕기 위해
지휘자 제임스 저드가 마이크를 잡는다.
요약하면 이 곡이 평상시 당신들이 들었을 보편적 클래식이 아니라는 것.
곡의 짜임새에 대한 간략한 설명.
조용히 시작해서 조용히 끝날 것이라는 친절한 붙임의 말씀과 함께.
화려한 피날레에 익숙할 관객에게 미리 양해(?)를 구하는 지휘자의 모습에서
슬쩍 웃음이 났다.
(화려한 코다를 예상할 관객이 다수일 터니)

드디어 첫 곡으로 리게티의 론타노가 연주된다.
론타노의 의미는 아탈리아어로 거리(distance)라는 뜻이다.
멀리서 들려오는 소리를 표현한 것인데 플룻의 소리로 시작해서 클라리넷과 바순이 뒤따르면서
소리는 점점 증폭된다.
약음기를 낀 트럼펫 소리와 숨이 끊어질 듯한 바이올린의 소리가 섞여 섬뜩함은
더욱 극에 달하는 듯하다.
루마니아 태생의 리게티 죄르지가 20세기의 가장 위대하고 진보적인 음악가라는 것은
이 곡 하나만으로 충분히 설득력을 가진다.

론타노는 스탠리 큐브릭의 샤이닝'에도 삽입이 되었는데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이 음악은 난해함이 아닌 하나의 이미지로 쉽게 다가올 수도 있을 것이다.
절대적으로 두려운(당장 숨통을 끊어 놓을 듯한) 대상을 피해 어둡고 답답한 공간 안에서 숨을 죽이고
어둠의 그림자는 동물적인 감각으로 집요하게 찾아다니며 긴장감을 주는 상태.
다시 떠올려도 샤이닝에 기가 막히게 어울리는 곡이라는 것을 새삼 깨닫는다.

이 곡에 상당히 몰입하여 끝날 때 소름이 돋았는데 지휘자와 오케스트라에 대한
감사의 마음은 조신한 박수로 대신했다.
(뭔가 쎄하면서도 그래, 현대음악이란 이런 것이지'라는 두 줄기의 맥이 공연장에 찬 듯한 느낌)
어디에서도 듣기 어려운 곡을 차분하게, 담담하게, 있는 그대로 표현해 준
대전 시향에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멋진 초연이었습니다.


아래 링크는 실제 영화에 삽입된 부분이다.
https://youtu.be/GN0Vqog6DqI


살짝 가라앉은 분위기가 찾아오려고 할 때 첼리스트 이슈트반 바르다이가 등장한다.
블랙 수트가 꽤 잘 어울리는 신체와 웨이브 머리가 등장부터 인상적인 젊은 음악가였다.
연주할 곡은 드보르작 첼로 협주곡. 작품번호 104.
2012년에 첼리스트 한혜선과 대전시향의 협연으로 들었던 적이 있어 프로그램북을
찾아 봤더니 7월의 공연이었다.




이 협주곡은 그가 뉴욕의 국민음악원장으로 재직하던 시절인 1895년에 완성되어
1896년 3월 19일에 레오 스턴'의 첼로와 드보르작의 지휘로 초연되었다.
드로르작의 곡에서 느껴지는 특유의 민속성과 경쾌하면서도 서정적인 이 곡은
클래식 초보자도 접하기 좋은 곡이라는 생각이 든다.

클래식 애호가라면 클라리넷의 첫 선율만 듣고도 이 곡을 알 수 있을 것이다.
호른의 고독한 소리는 쓸쓸함이 아닌 따뜻한 위로의 속삭임이 되고
다시 웅장해진 오케스트라는 힘차게 전진하며 솔로 첼로를 불러낸다.

2악장은 드보르작이 사랑했던 요세피나 체르마코바(그녀의 동생과 결혼)와 관련이
있는데 그 이유는 그의 가곡 '나를 내버려 두세요'를 사용했는데
그녀가 좋아했기 때문이라 한다.
그런 탓일까, 많은 감정의 표현이 악기 하나하나에 묻어 나온다.


고요하게 등장하는 클라리넷 그리고 바순에 솔로 첼로의 깊은 감정의 표현.
2악장의 느낌은 쓸쓸함 이상의 고독 같은 게 그려졌다.
쓸쓸함을 환기시키려는 듯 첼로는 따뜻한 온기를 불어넣으며
조심스럽게 어루만지고 달래주는 듯하다.

3악장 피날레
호른의 나직한 소리에 이어 웅장하게 힘을 모으는 오케스트라,
그리고 솔로 첼로는 더욱 감정을 실어 격정 속으로 끌고 간다.
플릇과 오보에에 이어 하나 된 오케스트라의 메아리에 화답하는 트롬본은 완전한 하모니를 이룬다.


곡이 끝날 땐 3악장까지 계속된 어떤 한 사람의 인생 스토리가 긴 종이에 타이프되어 나오다가
그의 영광스러운 삶의 마침표를 힘차게 찍어주는 느낌이었다.
칼로 정확히 재단되어 끝나는 느낌은 오케스트라의 하모니와 연자자들의 몰입도를
실감 나게 전달해준다.
특히 타악기 연자주 분들께도 감사한 마음이 든다.
정확한 타이밍에 절도 있는 소리.
팀파니의 급격한 트레몰로와 함께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키며  통쾌하게 곡은 끝난다.

이어지는 끊임없는 박수에 이슈트반 바르다이는 2곡을 선물한다.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 중 1번과 다른 한 곡은 처음 들어보는 곡이었다.
실황에서 앙코르가 더 좋았던 적이 몇 번 있었는데 그의 바흐 무반주 첼로 1번은 정말 기대 이상이었다.


역동적이면서 어느 순간엔 클래식이 아닌 재즈처럼 느껴지기도 했는데 정말 자신의
기량을 가감 없이 편안하게 연주하는 모습이었다.
지금까지 들어본 연주 중 가장 경쾌한 느낌의 연주랄까.

열광적인 관객의 박수는 두 번째 앙코르로 이어졌다.
단순하지만 반복적인 멜로디와 기교가 들어간 곡이었는데 생소한 곡이었다.
동요의 한 부분을 계속 반복하는 느낌이 들다가도 어느 순간 난해한 느낌이 들었다.
단순하지만 꽤 임팩트 있던 곡이었다.
혹시라도 이 글을 보시고 그 곡명을 아는 분이 계시다면 곡명을 가르쳐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Part_02
E. Elgar(1857~1934) _ Variations on an Original Theme "Enigma", Op. 36

인터미션이 끝나고 이제 엘가의 수수께끼 변주곡이 남아 있다.
클래식 음악이 아는 만큼 들린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편하게 접하고 계속 듣다 보면 궁금한 점이 생기고 여러 연주를 찾아 듣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작곡의 배경을 알면 곡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는 것은 분명하다.
엘가의 수수께끼 변주곡에도 그런 배경이 들어 있다.

작품 구상은 단편적인 음악을 즉흥적으로 치고 있을 때 그의 아내가 와서 멜로디가 마음에 드니

한 번 더 쳐 달라고 요청을 했다고 한다.
그는 즉흥적으로 변주를 했고 이 변주들은 그의 주변인을 빗대어 연주되었고
이듬해 35분짜리 관현악 작품으로 완성시킨다.
초연(1899년 6월 19일) 후 개정 작업을 거쳐 지금의 변주곡이 완성되었다.


수수께끼 변주곡에는 2개의 수수께끼가 숨어 있다.
하나는 어떤 친구를 묘사한 것인지와 전체 곡 안에 숨겨진 선율로 변주 내내 한 번도
연주되지 않는다고 한다.

주제 외 14개의 변주를 통해 그려지는 인물의 성격을 그려보며, 평온한 바다 위
떠 있는 요트 위에 몸을 맡기듯 음악 안으로 들어가 본다.

첫 주제에서 제2변주까지는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듯하다.
제1변주는 엘가의 아내를 나타내며 2변주는 아마츄어 피아니스트인 스튜어트 파월이 피아노 치기 전
건반을 훑어 내리는 습관을 표현한 것이라고 한다.

현악기는 부드럽고 클라리넷과 바순은 평화로운 느낌을 더한다.
감정을 증폭시키는 현의 울림 속에서 비통함 같은 것이 느껴 지다 실컷 울고 난 후의 후련함 같은 것이 찾아오기도 한다.


플릇과 호른으로 더욱 튼튼한 내면의 세계가 완성된 느낌이다.
팀파니는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키면서 오보에와 클라리넷으로 고요하게 끝난다.

3변주에서는 아마추어 배우인 리처드 백스터 타운젠드(Richard Baxter Townsend)을 묘사했는데
3변주가 시작될 때 음이 급격하게 바뀌는 것은 배우(목소리의 음)가 그러한 재능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4변주 팀파니 소리에 잠이 깬 분 몇 사람을 본 것 같다.
이 곡에 붙은 W.M.B는. 글로스터셔 주의 하스필드에 땅을 가졌던 대지주 윌리엄 미스 베이커(William Meath Baker)라고 한다.
화통하고 간결하게 끝나는 음악에서 대지주의 풍모가 연상됐다.

제5, 6변주는 하나로 이어진다.
현악기와 목관악기가 하모니를 이루어 서정적이고 우수에 찬 느낌으로 연주된다.
6변주에서는 비올라 독주를 묘사했다고 한다.
여성스럽고 우아한 현의 선율이 아름답다.

힘찬 팀파니의 시작으로 7변주가 시작되고 튜바와 트롬본, 타악기가 총 출두해서
격정과 고조감을 만들고 간결하게 끝나면서 잠시의 여운 뒤 8변주가 시작된다.
부드러운 목관 악기와 현의 일렁임은 커다란 천둥, 번개가 끝나고맑게 겐 날씨의 기분을 느끼게 해준다.


제8변주곡의 W.N은 위니프레드 노버리(Winifred Norbury)를 뜻한다.
노버리 부인은 상당히 느긋한 성격의 소유자였다고 한다.
제8변주는 제9변주로 이어진다.

제9변주 아디지오 님로드는 전곡중 가장 길고 유명한 곡이다.
음악 평론가이자 엘가의 작품을 자주 출판했던 노벨로 음악출판사의 편집자였던

아우구스트 예거(August Jaeger)를 뜻하는데, Jaeger(Jäger)가 독일어로 사냥꾼을 뜻한다는 것에서 따온 말장난이라고 한다.


'님로드'는 구약에 나오는 인물로 서양에서는 사냥개를 뜻하는 것이라 힌트를 얻어 제목에 붙인 것이다.
이 곡을 감상하면 Jaeger라는 인물이 어떤 사람인지 그려진다.
실제로는 그의 성격보다는 그와의 일화를 그린 것이라고 하는데 어쨌든 그 일화란 것도
그 사람의 성품이 있기에 생겨난 것일지 모른다.


이 파트를 사람들이 좋아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인생의 희로애락을 다 겪은, 평범하지만 아름다운 인생 스토리가 떠오른다.
그것은 우리 부모님일 수도 있고 존경하는 누군가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가슴이 짠해지는 곡. 님로드.
드보르작이 깊은 무기력에 빠져 작곡을 포기하려 할 때 제거가 베토벤을 거론하며 계속 음악을 쓰라고 했다고 한다.
그런 상황에서 이런 진심 어린 친구를 둔 드보르작의 마음이 어쩌면 바로 님로드가 아닐까.
정말 아름다운 곡이다.





그리고 이어지는 제10변주.
숲속의 새가 지저귀는 듯한 클라리넷과 플룻에 이어 오보에의 등장은 주인공 도라 페니라는 인물을 묘사하는데

그녀는 말을 더듬는 버릇을 고치기 위해 발성 연습하는 장면을 묘사했다고 한다.

분위기를 전환해 다시 질주를 시작한 제11변주는 바순과 관악기가 합세해 힘을 싣는다.



이 곡은 유일하게 사람이 아닌 동물을 묘사하고 있는데 헤리퍼드 대성당의 오르가니스트이자 성가대 지휘자였던


조지 로버트슨 싱클레어(George Robertson Sinclair)가 키우던 블독 댄이 그 주인공이다.






개가 물에 빠지는 장면과 헤엄치는 모습,  물에서 나와서 짖는 모습을 묘사하고 있다.

















이어지는 제12변주 “B.G.N”는 엘가의 실내악 동료였던 첼리스트 베이질 G. 네빈슨(Basil G. Nevinson)을 뜻하며,

첼로 독주가 먼저 시작된다.




나직한 목소리로 속삭이는 듯한 첼로의 부드러운 음에서 따뜻함과 평화로움을 주며 제13변주로 이어진다.



제13변주는 이니셜이 없기 때문에 이 변주가 누구를 나타낸 것인지 정확하지 알려지지 않았다.




멘델스존의 고요한 바다와 즐거운 항해 서곡 (Meeresstille und glückliche Fahrt) 을 인용하고 있어
당시 뉴질랜드로 이민 간 엘가의 약혼녀를 나타낸 변주로 추측한다고 한다.
망망대해에서 갈 곳을 잃은 배 한 척의 표류 같은 기분이라고나 할까.
시간의 흐름은 더디고 변하는 것이 없다가 해가 서서히 지면서 스르륵 눈을 감는 기분의 곡이었다.





제14변주인 마지막 피날레 붙은 ‘E.D.U.’는 엘가의 아내가 엘가를 부르는 별명이라고 한다.
Edu (에드).
1번과 9번의 주제가 다시 등장하고 그 동안의 스토리를 모두 담아 하나의 대 서사시로
완성하려는 듯 장엄하게 끝을 맺는다.

오늘 공연에서의 최고 하이라이트는 엘가의 수수께끼 변주곡이 아니었나 싶을 만큼
가슴을 울리고 많은 여운을 준 멋진 연주였다.

언제나 대전시향을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써 존경의 마음을 지휘자, 연주자들께 전한다.







-김선영 書-
(내용 중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피드백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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