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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차세대아티스타 첼리스트 유병혜의 아름다운 손
작성자 대전공연전시 (ip:)
  • 작성일 2017-11-02
  • 추천 49 추천하기
  • 조회수 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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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아티스타 첼리스트 유병혜의 아름다운 손


지난 10월 17일, 대전예술의전당에서는 오랜 시간 독일에서 유학하고 돌아온 첼리스트 유병혜의 귀국 후 첫 번째 국내 독주회가 있었다. 이날 연주회에서 그녀는 자신이 공부했던 독일의 작곡가 베토벤과 힌데미트 그리고 스트라우스의 첼로소나타를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안정된 보잉과 정확한 운지로 품격있는 연주를 들려주어 공연장을 찾은 많은 관객의 박수를 끌어냈다.

공연이 시작되기에 앞서 그녀를 만나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첫 독주회를 축하합니다. 소개 부탁합니다.

안녕하세요? 유병혜라고 합니다.

저는 한국에서 초등학교를 마치고 부모님 직장 때문에 온 가족이 독일로 이주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중학교부터는 독일에서 공부했고요. 이후 가족이 한국으로 다시 돌아왔지만 저는 독일에 남아 계속 공부하다 2016년 작년에 귀국해서 활동하고 있어요. 중학교부터 대학교까지 교육을 모두 독일에서 마친 셈이죠. 이번 연주회는 귀국하고 국내에서 하는 첫 번째 독주회입니다.



 




음악은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요?

어머니가 피아노를 전공하셨어요. 그래서 어머니에게 자연스럽게 피아노를 배우고 오빠는 바이올린을 배웠는데 어머니에게 배워서인지 피아노는 금방 흥미를 잃었어요.(웃음) 그런데 가족이 서로 다른 악기를 하면 더 재미있지 않을까 하는 어머니의 권유로 저는 첼로를 하게 되었죠. 사실 바이올린은 제가 하고 싶었는데 오빠가 먼저 시작해서 저는 첼로를 하게 되었는데 막상 악기를 시작해보니 무척 재미있어서 지금까지 계속하게 되었어요. 그때가 초등학교 2학년 때니 첼로는 이제 20여 년 된 것 같네요.



고등교육을 모두 독일에서 했으니 우리나라의 교육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 비교하기가 어렵겠군요. 독일에서의 학교생활은 어떠했나요?

독일에서는 계속 음악학교를 다녔어요. 음악을 공부하며 친구들과 실내악 앙상블을 많이 해왔고 학교오케스트라에서도 활동했어요. 독일은 청소년들을 위한 지원이 많아 청소년 오케스트라 활동이 많은데 수준 높은 지휘자들이 돌봐주는 경우가 많아요. 게다가 독일은 공부를 많이 시키기보다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함께하는 것을 많이 가르쳐요. 그래서 앙상블, 오케스트라 활동을 하며 혼자 하는 음악보다 다 같이 하는 음악을 먼저 배우게 되었어요.



첼로 연주자로서 첼로라는 악기는 어떤 매력이 있나요?

첼로는 사람의 목소리와 가장 닮은 소리를 내는 악기라고 하잖아요. 바이올린 같은 고음악기에 비교해 예민하지 않고 저음악기다 보니 좀 편안한 음역의 악기이고요. 그래서 연습할 때 부담스럽지 않고 편하게 할 수 있어 좋아요. 반면에 악기가 커서 통제하기 어려운 점도 있어요. 아무래도 여자다 보니 힘이 부치는 경우도 당연히 있어 남자 연주자들이 부러운 적도 있는데 이런 면에서 남자가 하면 조금 더 편하긴 할 것 같아요. 저는 이제 적응이 되어 아무렇지 않지만요.


 




졸업을 하고 이제 전문연주자가 되었습니다. 학생 때와 지금은 어떤가요?

1년 전까지만 해도 학생이었는데 이제 전문연주자의 길로 들어 선지 1년이 되었어요. 학생 때는 시험이나 졸업연주 등에 맞춰진 곡을 주로 했는데 이제는 벗어나서 제가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어 선택의 폭이 넓어졌어요. 하지만 지금은 아무래도 혼자 홀로서기 해야 하고 선생님 도움 없이 스스로 해 나가야 하는 어려운 점도 있어요. 그래서 더 많이 생각하고 더 많이 고민하고 있어요.



오늘 연주회는 귀국 후 첫 국내 독주회인데 어떤 작품을 들려줄 건가요?

오늘 독주회에는 베토벤, 힌데미트 스트라우스 이렇게 3명의 독일 작곡가 작품을 골랐습니다. 그동안 계속 독일에서 공부했기 때문에 한국에서 첫 독주회는 저의 음악적 성장의 배경이 된 독일의 의미를 담아보고자 세 작곡가의 작품을 선택했어요. 세 작곡가의 작품은 모두 초기 작품에 속하는 음악들이에요. 대부분 제 나이 또래 심지어 스트라우스는 10대 후반의 작품인데 제 경우는 이제 전문연주자로서 시작하는 단계다 보니 지금의 저와 비슷한 연령대 그리고 처음 시작하는 시기의 작품이 저랑 잘 맞는 것 같아 원숙함보다 초기작품으로 선정했어요.

베토벤은 연주자들 특히 저 자신에게 있어 표현하기 어려운 작곡가예요. 베토벤의 삶 자체 그리고 캐릭터가 굴곡이 심하고 다혈질적인 면이 있어요. 그래서 이런 모습이 음악에서도 나타나는데 예를 들면 갑자기 커졌다가 곧바로 작아지고 등등 아무래도 비슷한 성격의 연주자라면 좀 더 표현하기 쉽겠지만 일반적인 사람이 연주하기에는 변화가 심해 걸맞게 표현하기 어려운 점이 많아요. 악보만 보면 어려울 것 없는 평범해 보이는 곡이고 기술적으로도 어렵다 할 수 없지만, 그 속에 잠재된 음악적 깊이가 있어 재미있게 표현하기가 무척 어렵다고 할 수 있어요.

힌데미트의 작품을 넣은 이유는 첼로라는 악기가 바이올린이나 피아노와 비교하면 대중들에게 조금은 낯선 점도 있고 첼로독주회가 자주 있지는 않기 때문에 오롯이 첼로 소리에 집중해보고 싶었어요. 짧은 5악장으로 되어 있어 연주시간은 대략 10여 분 정도지만 다섯 개 악장 모두 분위기가 달라 첼로의 다양한 색깔을 보여줄 수 있어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R. 스트라우스는 오케스트라 대곡으로 유명한 작곡가로 알려져 있죠. 오늘 연주하는 곡이 비록 소나타지만 그런 작곡가의 진면목이 나타나는데 피아노 반주도 무척 화려하고 규모가 큰 작품이에요. 10대 후반의 작품이라고 믿기 힘든 대단한 곡인데 반면 후기 작품과 비교했을 때 덜 성숙한 느낌이 있는 것은 사실이에요. 하지만 화려하고 어린 나이에 맞는 생기발랄한 느낌을 느낄 수 있는 곡이에요.


 




올해, 대전문화재단 차세대아티스타로 선정되었습니다.

대전문화재단의 차세대아티스타는 귀국 후 알게 되었어요. 공연을 관람하거나 주위 음악을 하는 분들에게 소식을 듣게 되어 관심을 갖다 신청하게 되었답니다. 귀국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기라 아직 한국 음악계 수준이 어떤지 알지 못하던 때고 또 한국에서 활동도 많지 않아 인터뷰와 오디션을 준비하며 마음을 비우고 이제 시작이라는 마음으로 큰 기대 없이 신청하게 되었는데 차세대아티스타로 선정되어 정말 기뻤어요. 대전문화재단에 너무나 감사한 마음이 드는 것은 1년 전 귀국 직후만 해도 이제는 전문연주자로서 나 자신을 알려야 하는데 그간 학생 신분이다 보니 독주회 비용도 만만찮아서 어떻게 해야 하나 막막한 느낌이었는데 이 일을 계기로 큰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어요.

독일에서는 한국과는 분위기가 매우 달라서 예를 들면 마을의 교회나 학교의 작은 강당 같은 곳에서도 연주를 많이 하고 또 할머니, 할아버지 같은 동네 사람들도 모두 즐기는 마음으로 공연을 보시고 연주 수준을 떠나 연주자를 격려하는 분위기에요. 반면 한국은 독주회만 해도 크고 전문적인 공연장에서 하다 보니 연주자 입장에서 많이 부담스러워요. 게다가 독일의 경우는 저녁에 마을 사람들이 모여 공연을 관람하고 즐기는 분위기지만 우리는 격식을 좀 많이 차리는 듯해요. 아무래도 독일은 서양 음악의 본고장으로서 사람들이 모두 음악의 생활 속에서 살아서 우리와는 많이 다를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이제 연주자들도 서양과는 다른 우리의 상황을 인식하고 큰 공연장만 고집할 게 아니라 카페, 병원 같은 비록 작은 규모의 공간이더라도 대중과 가까운 곳에서 함께 할 수 있는 생활 속 예술을 만들어가야 하는... 숙제 같은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의 계획 그리고...

공부 할 때는 미처 몰랐는데 막상 한국에 돌아와 현실을 마주하다보니 많은 생각들이 들었어요. 그 중 하나가 음악인들을 포함한 예술인들에 대한 많은 관심과 그리고 지원이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젊은 연주자들이 설 자리가 없고 또 돈도 없기 때문에 무대에 서기 위한 여러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구요. 저와 마찬가지로 친구들도 모두 비슷한 실정입니다. 문화예술에 대한 지원이 절실하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 되는데 이런 면에서 대전문화재단의 차세대아티스타 같은 지원정책에 큰 감사한 마음을 갖게 됩니다.

그리고 중학교부터 대학교까지 계속 독일에서만 공부하다보니 한국에는 아무런 인맥도 없기 때문에 모든 것이 새로운 시작이라 할 수 있어요. 이제 시작이라는 생각으로 솔로와 앙상블을 병행하며 여러 무대에 서고 싶고 제 자신을 많은 분들께 소개하고 싶습니다. 여러 선생님들 그리고 동료들을 알아가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한때 인터넷에는 세계적인 발레리나 강수진의 발 사진이 큰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그리고 곧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발’이라는 타이틀을 얻게 되었다. 이렇게 예술가들에게는 자신이 하는 분야에서 어쩔 수 없이 갖게 되는 고초가 있는데 예를 들면 앞서 발레리나가 그렇고 또 바이올린이나 비올라 연주자의 왼쪽 턱 밑의 굳은살이나 도공의 닳아 없어져 버린 지문 같은...



 

첼로연주자의 왼손 엄지 사용 예(Janos Starker 연주영상 유튜브 캡쳐)



첼로연주자라 해서 예외일 리는 없다. 첼로는 바이올린, 비올라, 더블베이스 등과 함께 비올족 악기 중에서 가장 넓은 음역을 갖고 있다. 게다가 연주할 때 포지션이동도 많아 컨트롤하기도 무척 어려운 악기다. 특히 고음역을 연주할 때면 왼손의 엄지가 지판 아래쪽을 잡는 것이 아니라 지판 위쪽으로 올라가게 되는데 이때 새끼손가락이 지판에 닿지 않기 때문에 사용할 수 있는 손가락은 세 손가락만 남게 된다. 게다가 첫 번째 줄이 아닌 중간 두 번째, 세 번째 현을 연주하려면 옆쪽의 현이 활에 닿는 문제도 생긴다.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연주자들은 엄지손가락을 사용하여 부족한 손가락 하나를 대신하기도 하고 옆쪽의 현에 활이 닿지 않게 주변의 현을 눌러주는 역할도 한다. 그래서 엄지손가락 뼈마디 아래 무른 살로 가는 첼로 현을 꼭 눌러 주어야 하므로 굳은살이 잡힐 때까지 엄청난 고통 속에서 연습해야 한다.

인터뷰를 마치고 바라본 유병혜의 엄지손가락에는 전문 첼로 연주자라면 누구나 가진 훈장 같은 굳은살이 선명히 잡혀있었다. 어디 엄지손가락뿐인가. 모든 손가락 마디 끝마다 동그랗게 굳은살이 잡혀있었다. 한편 굳은살이 잡힐 때 까지 연습하며 얼마나 아팠을까 하는 안쓰러운 마음도 드는데 굳은살이 잡히면 하나 아프지 않다며 웃음 짓는 모습에서 그녀가 희망하는 젊은 예술가들이 좀 더 자유롭게 자신의 세상을 만들어 가는 날이 왔으면 하는 생각을 가져보게 된다.


 




오늘 공연을 관람하며 필자는 그녀의 소리에서 첼로의 황태자라 불렸던 전설적인 첼리스트 피엘 푸르니에를 떠올려보았다. 어떤 유사점이 있을까 생각해보니 그녀의 외모만큼 유(柔)한 첼로 소리에서 기인했던 것 같다. 또, 혼자 하는 음악보다 함께하는 음악을 가르치는 독일의 교육방식과 그리고 그녀가 가진 내재한 심성의 발현인지도 모르겠다.

차세대아티스타로서 아름다운 손을 가진 유병혜의 큰 도약을 기대해본다.


Vocalise




 
문화가 모이는 곳 "대전공연전시" http://www.gongjeon.kr/

 



#대전 #대전공연 #관람평 #인터뷰 #대전문화재단 #차세대아티스타 #유병혜 #대전공연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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