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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관람평] 대전시립합창단 제132회 정기연주회 '바흐, 마태수난곡'
작성자 대전공연전시 (ip:)
  • 작성일 2017-03-25
  • 추천 59 추천하기
  • 조회수 833
평점 0점



지난 3월 14일 대전예술의전당에서는 상임지휘자 빈프리트 톨 지휘로 대전시립합창단의 제 132회 정기연주회 '바흐, 마태수난곡' 공연이 있었다.


바흐의 마태수난곡은 수많은 그의 작품 중 요한수난곡, B단조미사, 평균율 클라비어곡집, 푸가의 기법, 6개의 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 & 파르티타, 무반주 첼로모음곡 등과 함께 가장 위대한 작품으로 손꼽힌다.


바흐가 이 곡을 작곡했을 당시에는 제법 연주가 된듯한데 어찌된 일인지 바흐 사후에는 사람들에게 잊혀 있다가 1829년이 되어서야 멘델스존이 잠자고 있던 이 곡을 다시 발굴해 연주한 이후로 곡의 진면목이 지금에 이르게 되었다.


연주 시간만 대략 3시간가량 소요되다보니 어지간한 인내심 없이는 전 곡을 깊이 있게 감상하기 어렵긴 하지만 이 곡 마태수난곡은 들으면 들을수록 그 진가를 느낄 수 있는 바흐 작품 중 최고의 걸작이 아닐까 한다.


워낙 대곡이다 보니 웬만한 기량으로는 쉽게 손댈 수 없는 작품이어서 그런지 필자의 기억에는 곡 전체를 공연한 것은 이번 공연이 처음으로 알고 있다.



......



무대는 지휘자를 중심으로 반원을 그리며 오케스트라가 자리 잡았다. 지휘자 정면에는 비올라다감바와 그 뒤로 오르간이 배치되었고 오르간 뒤 단에는 빈 공간(또는 통로)을 두고 좌우로 합창단이 배치되었다. 그리고 오케스트라 앞에 솔리스트들을 위한 자리가 마련되어 있었다.


특이한 것은 오케스트라 배치는 우리가 공연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좌측에 바이올린군이 우측에 비올라와 첼로, 베이스가 그리고 정면을 바라보며 관악기가 자리 잡는 일반적(?)인 배치가 아닌 같은 악기군으로 구성으로 된 두 개의 오케스트라가 비올라 다감바와 오르간을 중심으로 각각 좌우에 똑같이 배치되었다.



 



위는 마태수난곡의 스코어(총보)중 도입부 부분이다.

맨 위, 소프라노가 있고 그 아래로 플릇과 오보에, 바이올린, 비올라, 오르간으로 표기된 악보가 있는데 그 아래로도 똑같은 악기구성으로 악보가 그려져 있다. 이후에 나오는 합창 파트 역시 두 개의 부분으로 나뉘어 있어 이 곡이 두개의 오케스트라와 합창단으로 연주하도록 작곡된 곡임을 알 수 있다.


연주를 들어보면 오케스트라와 합창단은 동일한 선율을 연주하기도 하고 때로는 한쪽이 연주를 할 때 다른 쪽은 쉬기도 하며 또 어느 때는 서로 대화를 나누듯 주고받기도 한다.


그렇다면 왜?

작곡가 바흐는 어떤 음악적 효과를 만들기 위해 8성부 합창이 아닌 4성부 더블콰이어와 하나의 오케스트라가 아닌 두 개의 오케스트라로 나누어 곡을 쓴 것일까?


이 음악 마태수난곡은 예수가 수난당할 것이라는 예언에서 부터 이후 죽임을 당하여 매장될 때 까지 예수의 고난을 다룬 음악이다. 이 곡에는 여러 인물들이 등장하는데 이들은 각기 예수를 지지하는 세력과 반대로 그를 모함하는 세력으로 나뉘어 있어 생각이 다른 이들 세력들의 대립을 좀 더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이렇게 더블 오케스트라, 더블 콰이어로 작곡을 하지 않았을까 짐작해 본다.



......



3시간에 걸친 이번 공연은 기대를 뛰어 넘은 매우 훌륭한 연주였다.

합창단은 흐트러짐 없이 안정적인 하모니를 들려주었다. 두 반대되는 세력 간의 대립을 극적으로 표현해주었으며 수난의 순간은 또한 그 느낌이 고스란히 관객에게 전해지는 듯 했다.

6명의 솔리스트들은 곡이 갖고 있는 여러 극적인 장면들을 표현함에 있어 부족함이 없었다. 특히 테너 김세일과 카운트 테너 조요한 등이 인상 깊었으며 소프라노 석현수와 복음사가역의 박승희, 대전에서 여러 차례 공연하여 우리에게 친숙한 베이스 정록기와 박승혁도 매우 뛰어났다.

반주를 담당한 카메라타 안티콰 서울은 튀지 않은 사운드로 합창과 솔리스트를 뒷받침 해 주었는데 소리는 매우 정갈했으며 군더더기 없었다. 2층에서 관람한지라 악기가 잘 보이지는 않았으나 현과 관 모두 고악기로 연주한 듯 했다.


음악을 감상하다보면 텍스트가 독일어이다 보니 극의 줄거리를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있기 마련인데 이번 공연에서는 예당 아트홀 좌, 우측 벽면에 텍스트 내용을 우리말로 안내해주어 음악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합창 공연은 움직임이 많고 화려한 (뮤지컬 같은)공연에 비해 정적이다 보니 공연이 길어질수록 몰입도가 떨어지게 마련인데 이번 공연은 3시간이라는 긴 연주 시간 내내 오롯이 음악에만 몰입할 수 있었던 공연이었다. 그 만큼 좋은 소리를 들려주었기에 가능했으리라.


공연이 끝나고 귀가하는 내내 공연 중에 들었던 음악들이 머릿속에 맴돌았다. 도입부와 함께 가장 유명한 곡 중 하나인 '에바메 디히 마인 고트 Erbarme dich mein Gott'도 그 중 하나였다.



 Bach - Julia Hamari - Matthäus Passion - Erbarme dich



지난 2015년 바로크 뮤직 페스티벌 때 네덜란드 출신의 메조소프라노 '루치아나 만치니'(세계적인 네덜란드의 음악당 암스테르담 콘서트헤보우 마태 수난곡의 독창자라고 한다)가 이 곡을 본 프로그램이 끝난 후 열광적인 환호 뒤에 앵콜곡으로 불러 당시 공연장을 찾았던 수많은 관객들을 홀려 놓았었는데 이번 공연도 그에 못지않게 참 감동적인 연주였다.


이번 시립합창단의 바흐 마태수난곡 연주는 필자가 최근 몇 해 동안 관람했던 모든 공연 중 최고의 공연이라 할 만큼 훌륭했다. 의자에 앉아 감상하는 관객 입장에서도 다소 버거운 공연시간인데 그 시간 내내 연주를 해야 했던 합창단과 오케스트라 그리고 열정적인 상임지휘자 빈프리트 톨에게 대전시민으로서 그리고 음악애호가로서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이 이상 훌륭한 공연이 또 있을 수 있을까 한다.



......



한 가지 첨언하자면...


지난 2007년, 빈프리트 톨이 대전시립합창단에 상임지휘자로 취임한 이후로 오랜 시간이 지났다. 독일출신의 그가 이 먼 극동의 한국이라는 나라 그리고 대전이라는 생소한 지방도시의 합창단에 상임지휘자를 맡은 이후로 이 도시의 시립합창단에는 정말로 기적과 같은 일들이 연이어 일어났다.


그간 그가 지휘했던 곡들을 보자면 이번 마태수난곡을 비롯하여 B단조 미사, 요한수난곡과 헨델의 딕싯도미누스와 메시아, 브람스 레퀴엠 등 지금 이 순간 필자의 기억 속에 언뜻 떠오르는 곡들만 해도 지방 도시(수도권도 비슷하겠지만) 에서는 좀처럼 쉽게 접하기 어려웠던 음악들을 연이어 연주한 것은 물론이고 또한 매우 성공적인 훌륭한 공연이었다.


게다가 세계적인 유명 음반사인 SONY CLASSICAL를 통해 음반이 발매되기도 했다. 음반녹음이야 자체적으로 할 수 있겠지만 음반사가 세계적으로 유명한 SONY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세계 어느 곳 음반매장에서도 대전시립합창단의 음반을 구할 수 있다는 얘기이다.


이렇듯 톨이 대전시립합창단의 상임지휘자로 취임한 이후로 대전시립합창단은 한 두 계단 수준이 아닌 층을 건너뛰는 엄청난 도약을 이루었다. 지휘자 한 명이 새로 취임하며 벌어진 일이라고 생각할 때 지휘자의 역할이 이렇게나 놀라울 수 있을까 싶을 만큼 경이로운 성과였다.



이 즈음해서 필자는 한 사람의 대전시민으로서 그리고 음악 애호가로서 대전시에 한 가지 건의하고 싶은 게 있다.

그것은...

지휘자 '빈프리트 톨'을 대전시립합창단의 '종신지휘자'로 추대했으면 하는 것이다.



2007년 이전에도 대전시립합창단은 있어왔고 그 이후로도 대전시립합창단은 여전히 여러 연주회를 만들어가고 있다. 하지만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것은 2007년을 기점으로 대전시립합창단의 역사는 빈프리트 톨 이전과 이후로 나눌 수 있을 것이다.


과거, 평범(?)했던 대전시립합창단은 톨 취임 이후 전국은 물론이거니와 세계 그 어느 곳에 내 놓아도 부끄럽지 않은 수준 높은 합창단이 되었다. 또한 대전시립합창단은 톨 취임 이후로도 큰 인적 변화 없이 취임 당시 단원 거의 그대로 지금껏 운영되고 있는데 이렇게 인적 변화 없이도 단원 개개인이 갖고 있는 역량을 최대한 끌어 올려 최상의 소리를 만들어 낼 수 있었던 것은 그가 지휘자로서 훌륭한 인품과 뛰어난 리더십을 갖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이렇듯 지휘자로서 빈프리트 톨에 대한 검증은 끝이 났다고 말할 수 있다.


이러한 객관적인 근거로 보아 그를 대전시립합창단의 종신지휘자로 추대하는 것이 결코 필자만의 과한 주장은 아닐 것이라 생각한다.


이에 대해 대전시는 먼저 합창단원들에게 지휘자 빈프리트 톨에 대한 여러 의견들을 종합해 들어볼 필요가 있다. 단원들은 지휘자와 가장 가까이에서 마주하며 그가 만들어내는 예술의 현장을 하나 빠짐없이 모두 지켜보았던 당사자들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 어떤 의견에 앞서 단원들의 뜻을 들어야 한다.


그리고 여기에 더해 중요한 것으로... 그가 계속 지휘를 함으로서 얻을 수 있는 이득... 즉, 앞으로 합창단의 발전에 얼마만큼 기여할 수 있는지도 따져 보아야 할 것이며 합창단 공연을 찾는 대전시민과 지역의 여러 문화계 관계자들의 의견도 들어보고 타 단체의 사례는 어떠한지 등도 종합하여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이제 대한민국 합창을 대전시립합창단이 이끌어가는 마당에 설령 타지역, 타단체에 종신 지휘자 사례가 없다면 이번에 대전에서 최초로 만들면 되지 않을까? 이 얼마나 유쾌한가...^^


물론 반론의 여지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그가 그간 해 왔던 굵직했던 많은 공연들이 특정 종교의 합창음악이었음은 분명한 사실이다. 때문에 타 종교계와 신자들의 반발도 생각해 볼 수 있다. 또한 고인 물이 썩는 것처럼 한 사람의 지휘자에 의해 합창단의 스타일이 굳어지거나 좀 더 다양한 지휘자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적어진다는 문제도 있긴 하다.

하지만 종교적 관점에서의 문제제기는 먼저 합창단이 하고 있는 음악의 특성이 원래 그런 것이지 지휘자의 문제가 아닐뿐더러 다른 지휘자 문제 또한 지금과 같은 퀼리티를 유지하고 나아가 좀 더 차원 높은 합창단으로 만들어줄 마땅한 대안이 보이지 않다는 거다. 이렇듯 몇 몇 이유가 빈프리트 톨이 종신지휘자로 문제가 될 만한 사안은 아니라 생각한다.


서울시합창단 상임지휘자 빈프리트 톨...

부산시립합창단 상임지휘자 빈프리트 톨...

단물 가득한 사탕을 그만 흙바닥에 떨어뜨린 아이의 심정처럼 생각만 해도 배가 아파오고 심사가 뒤틀린다.


이런 일이 벌어지기 전에 이 사랑스러운 백발의 지휘자 빈프리트 톨에게 종신지휘자...라는 족쇄(^^)를 채워 대전시립합창단에 묶어 두는 것이 그 동안 우리 시민이 느껴왔던 감흥을 좀 더 오래도록 간직할 수 있는 길이며 또한 그간 합창단 발전에 헌신한 그의 노고에 보답하는 길이라 생각한다.

그가 이루어 낸 발전을 생각해본다면 대전시립합창단 종신지휘자...는 결코 과한 주장이 아니다.

시는 이제 머뭇거림 없이 이 일을 공론화하여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할 수 있기를 바란다.



Bravo!!! 대전시립합창단...




by Vocali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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