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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후기

기대되는 공연, 즐거웠던 공연... 기대와 즐거움을 나누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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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대전시립교향악단 마스터즈시리즈 2 '쇼팽&신세계'
작성자 봄의제전 (ip:)
  • 작성일 2017-02-14
  • 추천 26 추천하기
  • 조회수 631
평점 0점

2017. 2. 10 (FRI) _ 대전예술의전당 아트홀


Part_01

Opera 'The Magic Flute' Overture, K.620 by W.A Mozart
Composer: W. A. Mozart (1756-1791 : Germany)
Conductor: Hee-Chuhn Choi
Ensemble: DaeJeon Philharmonic Orchestra


Part_02
Piano Concerto No.2 in f minor, Op.21 by F.Chopin

Composer: F.Chopin (1810-1849 : Poland)
Conductor: Hee-Chuhn Choi
Ensemble: DaeJeon Philharmonic Orchestra

Soloists:  H.J Lim (Piano)

Encore
Variations on the theme of Arirang, written by HJ Lim


Part_03
Symphony No. 9 in E minor, Op.95 "From the New World" , by Antonín Dvořák
Composer: Antonín Dvořák (1841-1904 : Czech)
Conductor: Hee-Chuhn Choi
Ensemble: DaeJeon Philharmonic Orchestra &Pianist

Encore
Slavonic Dance Op.46, No.8 by Antonín Dvořák



기대했던 대전시립교향악단 마스터시리즈.

특히 쇼팽 피아노협주곡2번의 솔리스트 임현정을 만나게 된다는 기대감으로 들뜬 마음으로

공연장에 도착했다.

전석 매진답게 티켓 입구는 많은 인파로 붐볐으며 아직 표를 구하지 못한 사람들도 종종 보였다.

추운 날씨에도 공연장을 가득 채운 사람들의 열정에도 다시 한 번 놀랐다.


1부 첫곡은 모차르트의 오페라 <마술피리>서곡으로 시작하였다.

관람객이 1부 직전까지 좌석을 잡지 못하고 어수선해서 관람에 방해가 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훌륭한 대전시향의 연주로 청중들은 집중을 하고 비교적 분위기가 괜찮았다.

원래 서곡이란 게 어수선한 분위기의 청중을 음악회에 집중시키려는 방법으로 효과적이기 때문에

첫 곡으로 많이 연주된다고 한다.

(지각하는 관람객들에게도 고마운 프로그램)


부드럽고 유려한 플룻과 오보에의 소리가 기억에 남는다.

특히 관악기의 힘이 있으면서도 세밀하게 작아 드는 소리와 현악기의 조화는 아름다웠다.

모차르트 특유의 멀미나는 듯한 현의 강약은 나체로 넘실거리는 파도에 몸을 싣고 있는 기분이다.

속삭이는 듯 하다 긴장감을 싣고 가며 장엄하고 기운차게 곡이 마무리가 된다.


그리고 2부.

아마 공연장에 모인 사람들이 가장 기대했던 프로그램이었을 것이다.

두근두근 기다리고 있노라니

임현정의 트레이드마크인 부드러운 검정 가운을 입고 더 부드러운 검정 긴 머리를

찰랑거리며 등장한다.

여신이 따로 없다.


곧바로 연주는 시작되었다.

임현정의 쇼팽 피아노협주곡은 실황에서 처음 듣는 거라 그녀의 손끝에서 떨어지는 음 하나도

놓치기가 싫었다.

임현정의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나 라흐마니노프에 익숙했던 나는

특히 쇼팽은 어떤 느낌일지 궁금했던 것이다.


이번 공연에서 놀라웠던 것은 연주에서 느꼈던 임현정의 엄청난 기량과

쉴 새 없이 건반 위로 떨어지는 셀 수 없는 음의 색과 온도 이외에도

온전히 그 안에서 자연스럽게 피아노에 집중할 수 있게 해줬던 대전시향의 굉장한

하모니와 배려 같은 것이었다.

피아노협주곡을 실황으로 감상할 때 늘 좋았던 것만은 아니었던 나는

피아노가 너무 튄다거나 오케스트라가 주도적이어서 피아노가 병풍처럼 느껴졌던 공연에선

좋은 점수를 줄 수가 없었다.


나 스스로 음악적 이론이나 스킬이 있는 사람이 아닌지라

그런 것을 왈가불가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더라도

공연장에서 음의 질감이나 온도가 자연스럽게 가슴 안으로 들어와 품에 안기는

표현할 수 없는 감각 같은 게 분명히 있기에 감히 개인적 감상평을 비교하고 기록하는 편이다.

그런 면에서는 이번 대전시향의 쇼팽 피아노협주곡 2번 연주는 참 따뜻했다.

익숙한 오보에와 클라리넷의 선율이 안녕하고 인사를 한다.

그리고 다시 피아노도 작은 손짓을 한다.

쇼팽이 이곳 어딘가에 있을 것만 같다.


쇼팽이 남긴 두 개의 피아노협주곡 중 2번.(실제로는 먼저 작곡되었지만)

이토록 아름답고 서정적이며 애잔한 선율은 어떤 상태에서 제작했던 것일까.

그 안에는 사랑이 있었을 것이다.

건반마다 사랑의 감정이 넘친다.

아름다웠던 날들, 사랑의 상처가 아물기도 전에 다시 치닫는 격정 같은 감정을 느낀다.


가장 감동적이었던 악장은 2악장이었다.

눈물이 찔끔 흘렀다.

나뭇잎 하나를 몇만 프로(%) 확대해서 몽롱하고 영롱한 세계로 들어가는

영상의 느낌이었다고 할까.

피아노 건반 위에는 임현정의 손끝에서 꽃잎이 떨어지고 낙엽이 떨어지고 바람이 불었다가

세상에 존재하는 예민하고 섬세한 사물들이 모여서 무수하게 나타났다 흩어지는

신비로움이 펼쳐졌다.

온전하게 피아노에 몰입할 수 있었던 2악장.

오케스트라는 피아노를 부드럽게 어루만지고 있었던 것 같다.


마주르카 풍의 3악장에선 얼음의 결정을 보는 듯한 피아노 터치의 예리함과

오케스트라의 역동적이고도 강한 에너지가 느껴지는 무대였다.

한 악장이 끝날 것처럼 클라이맥스에 오르는 듯 하다가 다시

피아노의 사인에 맞춰 행진을 하는 오케스트라.

성난 바람을 잠재우는 듯한 클라리넷의 부드러운 선율과

주체할 수 없는 감정을 터뜨리는 피아노.

그렇게 바람이 지나가면 다시 클라리넷은 등장해서 속삭이고 피아노도 함께

반응한다.

다시 한 번 거대한 파도가 왔을 때 호른의 고요한 울림은 주위를 환기시키고

표류를 끝내고 마지막 목적지에 안전하게 다다른다.


관객들은 모두 환호했고 쏟아지는 박수갈채에 임현정은 앙코르로 화답한다.

자신이 직접 편곡한 밀양아리랑.

유튜브로 감상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전율이 일었다.

3차원의 세계로 순간 이동한 것만 같은 엄청난 전율과 낯섦이 일었다.

짧은 시간의 연주였지만 매우 강렬했고 임현정의 캐릭터를 아주 잘 나타내준다는

느낌이 들었다.

특유의 스피드 같은 것.


인터미션 후 바로 드보르작 신세계교향곡이 시작되었다.

드보르작이 뉴욕 음악원의 원장으로 취임했던 1892년에 작곡한 곡으로 각각의 악장은

미국에서 여행을 다니면서 들었던 민속음악을 토대로 작곡되었다고 한다.

특히 4악장은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죠스(1975년작)에서 상어가 나타나는 긴장되는 순간에

쓰여서 매우 친숙한 곡이기도 하다.


1악장

클라리넷과 오보에의 속삭임이 끝나자 공격적으로 등장하는 오케스트라.

차가운 공기를 덮여줄 듯한 호른.

개인적으로는 1악장에서 긴장감을 일으키며 감정을 고조시키는 바이올린 파트를 좋아한다.

어떤 이야기가 시작될 때 사건이 일어나고 심한 내적 동요를 일으키는 순간처럼 묘사되어

감상하면서 심장이 꿈틀거리는 느낌을 받는다.


이번 대전시향의 관악기 파트가 매우 좋았다.

튀지 않으며 절도 있는 느낌이랄까.

금관악기가 너무 튀는 소리를 내거나 마무리 음의 끝이 흔들리면 뭔가 감상 시에

나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리게 되는데

드보르작 9번 교향곡을 들으며 오랜만에 금관 악기의 진가를 맛보는 듯했다.


2악장의 잊지 못할 오보에 솔로.

강대국에 휩싸여 설움을 받았던 체코의 혼을 어루만지는 듯한 구슬프고도 쓸쓸한 멜로디가

가슴에 추적추적 비를 내린다.

지휘자와 오보에 연주자가 마주 보고 서로 호흡하는 것을 보니 코끝이 찡해진다.

이날 오보에는 3분 정도 계셨던 것 같았는데

늘 대전시향의 오보에는 정말 명품이고 맛깔 난다.


3악장, 4악장까지 너무나 열심히 호흡해준 사랑하는 대전시향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대전에 살고 있고 대전에 이렇게 훌륭한 시향이 있다는 것이 가슴 뿌듯하다.


앙코르로 연주된 슬라브무곡 8번.

슬라브 민족의 정서라는 것이 어뜻 쉽게 다가오지는 않지만

음악을 들음으로써 그들의 삶의 애환 같은 것이 보이기도 한다.

힘들게 산 삶이 다 그렇지 않을까 싶다.

시종일관 기운차고 빠른 템포로 숨 가뿌게 빙글빙글 돌며 춤을 추는 모습을 상상해본다.

앙코르까지 훌륭한 연주로 관객들에게 기쁨을 선사해준

대전시향의 노고에 다시 한번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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