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흐마니노프의 곡을 감상하기 전, 그의 시대적 배경이나 상황에 대하여 알고나서 곡을 들으면 훨씬 이해가 쉽다.
그에대한 설명을 먼저 첨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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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는 1873년 러시아 오네그에서 태어났으며, 상트페테르부르크 음악원과 모스크바 음악원에서 공부했다. 다른 사람보다 유난히 큰 손을 가지고 있었던 그는 특히 피아노에 탁월한 재능을 보였고, 어려서부터 장래가 촉망되는 피아니스트로 이름을 날렸다. 피아노곡 작곡에도 흥미를 보여 17살 때부터 피아노 협주곡을 쓰기 시작했다. 1892년에는 푸시킨의 《집시들》을 바탕으로 작곡한 오페라 〈알레코(Aleko)〉를 교내 콩쿠르에 출품해 심사위원인 차이콥스키로부터 극찬을 들었다. 이 작품으로는 그는 1등의 영예와 함께 부상으로 피아노를 받는 영광을 누렸다.
초기에 주로 피아노 소품을 작곡하던 라흐마니노프는 23살 때인 1896년, 처음으로 교향곡 작곡에 도전했다. 그의 〈교향곡 제1번(Symphony No.1 in D Minor Op.13)〉은 1897년 상트페테르부르크 필하모닉 홀에서 글라주노프의 지휘로 초연되었다. 하지만 지휘를 맡은 글라주노프가 제대로 단원들을 연습시키지 않은 데다가 연주 당일 술에 취한 상태였기 때문에 초연은 참담한 실패로 끝났다. 이에 충격을 받은 라흐마니노프는 자신감을 잃고 심각한 우울증에 걸려 3년 동안 곡을 쓰지 못했다. 다행히 1900년, 치료를 맡은 심리학자 니콜라이 달 박사의 헌신적인 도움으로 우울증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1901년, 라흐마니노프는 오랜 침묵을 깨고 〈피아노 협주곡 제2번(Piano Concerto No.2 in C minor Op.18)〉을 자신의 연주로 초연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이로써 그는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로서 확실한 입지를 다질 수 있었다. 피아니스트로 세계적인 명성을 떨치던 그는 1909년 멀리 미국까지 건너가 순회 연주회를 열었다. 이 무렵 〈피아노 협주곡 제3번(Piano Concerto No.3 in D minor op.30)〉을 완성해서 당대 최고의 피아니스트 블라디미르 호로비츠에게 헌정했으며, 호로비츠로부터 "이것이야말로 내가 바라던 바로 그 협주곡"이라는 찬사를 들었다.
그로부터 몇 년 후, 러시아에 붉은 혁명이 일어났다. 대지주 출신인 라흐마니노프의 가족은 재산을 몰수당해 당장 의식주를 해결할 수 없는 처지에 놓였다. 그때 마침 스웨덴 왕자가 그를 초청했다. 1917년 12월, 그는 가족과 함께 러시아를 떠나 스웨덴으로 갔다. 그리고 이듬해 11월 미국으로 건너가 1919년 말부터 4개월 동안 총 40회의 연주를 했으며, 이후 미국 땅에 정착했다.
비록 미국에 정착했지만 라흐마니노프는 죽을 때까지 러시아인으로 살았다. 러시아 비서, 러시아 요리사, 러시아 기사를 두고 러시아 정교를 굳게 믿었다. 흔히 미국은 여러 민족의 용광로라고 하지만, 라흐마니노프는 문화적으로나 정서적으로 미국 사회의 일원이 되는 것을 거부했다. 비록 몸은 러시아를 떠났지만 영혼은 그대로 러시아에 두고 온 것이다.
그 때문인지 미국에 있는 동안, 이렇다 할 작품을 쓰지 못했다. 1927년, 〈피아노 협주곡 제4번(Piano Concerto No.4 in G minor Op.40)〉을 발표했지만 그다지 좋은 평을 받지 못했다. 그의 팬들은 불같은 열정의 새로운 협주곡을 원했지만, 고향을 떠나 영혼의 힘을 잃어버린 라흐마니노프는 더 이상 그런 곡을 쓸 수 없었다.
1930년, 러시아에 숙청의 피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스탈린은 죄 없는 사람들을 수없이 살해하고, 예술가들을 탄압했다. 라흐마니노프는 〈뉴욕 타임스〉에 소련 정부를 비판하는 글을 발표했다.
러시아에 자유로운 예술은 없다. 오로지 억압받는 예술가가 있을 뿐이다. 그들은 직업적 살인자이다.
이 때문에 소련 전역에서 그의 작품에 대한 연주 금지 조치가 내려졌다. 이렇게 비록 고향에서는 홀대를 받았지만, 그는 미국에서 엄청난 인기를 누렸다. 피아니스트이자 지휘자, 작곡가로 연주와 음반 녹음 등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냈다.
1932년, 라흐마니노프는 건강을 회복하고 새로운 공기를 쐬기 위해 가족과 함께 스위스로 건너갔다. 여기서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랩소디(Rhapsody on the theme of Paganini Op.43)〉와 〈교향곡 제3번(Symphony No.3 in A minor Op.44)〉을 완성했다. 하지만 곧 제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는 바람에 다시 미국으로 돌아왔다. 미국에서 그는 나치에 반대하는 운동을 위한 기금 모금 연주회에 참가했다.
1942년 초, 라흐마니노프는 흑색종이란 피부암에 걸렸다. 하지만 그럼에도 피아니스트로서의 활동을 계속했다. 그러다가 1943년 2월 17일의 연주를 마지막으로 무대를 떠났다. 그리고 그해 3월 28일, 70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라흐마니노프는 혁신적이거나 독창적인 작곡가는 아니다. 스크랴빈, 라벨, 버르토크와 같은 시대에 활동했으면서도 그의 음악에는 20세기 초 유행처럼 번졌던 전통의 파괴 같은 혁신성은 보이지 않는다.
자신이 피아니스트였기 때문인지 그의 중요 작품은 피아노에 집중되어 있다.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작품은 피아니스트들에게 끊임없는 힘과 열정, 속도감과 긴장감을 동시에 요구한다. 초기 작품으로는 모스크바 음악원을 졸업할 당시에 작곡한 독주곡 〈환상 소곡집〉이 있으며, 피아노 협주곡 형식의 작품으로는 네 개의 피아노 협주곡과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랩소디〉가 있다.
*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블로그 http://blog.naver.com/godlover9121?Redirect=Log&logNo=220802142852>
공연을 보기전에 이렇게 작곡가에 대해서 먼저 공부를 하고가면 작품 이해도가 훨씬 깊어진다.
가장 유명한 "피아노 협주곡 제2번"은 다른분들이 설명해주리라 믿고,
이번 후기에서는 클래식 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작품인 "파가니니 주제에의한 광시곡"를 중점적으로 쓰려고 한다.
파가니니 주제에의한 광시곡은 전제적으로 빠르게-느리게-빠르게 3부분으로 나눌수 있다.
도입: 빠르고 경쾌하게 (allegro vivace)
제1변주: 진행 중인 빠르기로 (Precedente)
주제: 전과 같은 빠르기로 (L'istesso tempo)
제2변주: 전과 같은 빠르기로 (L'istesso tempo)
제3변주: 전과 같은 빠르기로 (L'istesso tempo)
제4변주: 더 빠르고 힘차게 (Più vivo)
제5변주: 진행 중인 빠르기로 (Tempo precedente)
제6변주: 전과 같은 빠르기로 (L'istesso tempo)
제7변주: 빠르기를 조금 늦추어 이전의 보통 박자로 (Meno mosso, a tempo moderato)
제8변주: 처음 빠르기로 (Tempo I)
제9변주: 전과 같은 빠르기로 (L'istesso tempo)
제10변주: 전과 같은 빠르기로 (L'istesso tempo)
제11변주: 보통 빠르기로 (Moderato)
제12변주: 미뉴에트 빠르기로 (Tempo di minuetto), 라 단조 (D minor)
제13변주: 빠르게 (Allegro), 라 단조 (D minor)
제14변주: 전과 같은 빠르기로 (L'istesso tempo) 바 장조 (F major)
제15변주: 더 빠르고 힘차게 익살스럽게 (Più vivo scherzando), 바 장조 (F major)
제16변주: 조금 빠르게 (Allegretto), 내림 나 단조 (B flat minor)
제17변주: 조금 빠르게 (Allegretto), 내림 나 단조 (B flat minor)
제18변주: 느리고 노래하듯 부드럽게 (Andante cantabile), 내림 라 장조 (D flat major)
제19변주: 본래 빠르기로 빠르고 경쾌하게(A tempo vivace)
제20변주: 좀 더 빠르고 생생하게 (Un poco più vivo)
제21변주: 좀 더 빠르고 생생하게 (Un poco più vivo)
제22변주: 행진곡 처럼, 좀 더 빠르고 생생하게, 2/2박으로 (Marziale, Un poco più vivo, Alla breve)
제23변주: 전과 같은 빠르기로 (L'istesso tempo)
제24변주: 조금 박자를 늦추어 (A tempo un poco meno mosso)
총 24개의 변주곡으로 이루어져있으며,
빠르게(1-10) - 느리게(11-18)-빠르게(19-24)순서이다.
아마 영화나, CF에서 많이 들어본 친숙한 음일 것이다.
그만큼 유명한 곡이고, 매력적인 작품이라서 여러곳에서 쓰인다.
지루할 틈이 없고, 몰입해서 듣고있을 정도로 흡입력있는 작품이다.
특히 18번 변주곡은 라흐마니노프의 곡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부분이다. (출퇴근시간에 매번 듣는 곡이다 ㅎㅎ)
눈을 감고 들어보면 구름위를 내가 사뿐사뿐 거닐고있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분홍색, 하늘색, 레몬사탕색깔의 솜사탕같은 몽실몽실 구름 위에서 햇살을 받으며...
그 하늘 위에는 아기 천사들이 나팔을 불며 훨훨 날아다니는 이미지가 연상이된다.
연주자가 피아노 건반들 스쳐지나갈때마다, 아름다운선율이 나타나 내 마음속으로 스며들어온다.
https://youtu.be/IF0GoFrORHo
<-18번 변주곡 부분이다.
내가 말한 위의 18번 변주곡은 '느리게'일때의 곡이다.
처음 듣는 사람들은 빠르게일때의 곡와 느리게 일때의 곡이 서로 다른곡인줄 착각하기 쉽다.
하지만 이는 같은 '파가니니 주제에의한 광시곡'이다.
+'느리게'뿐만아니라, 도입과 '빠르게'일때 부분도 정말 훌륭한 멜로디다.
피아노의 강렬한 음에 오케스트라의 선율이 얹어져 풍성하고 화려한 곡이 예술의전당에 울려퍼진다.
파가니니에 주제에의한 랩소디는 정말 재미있는점이, 풍성한 오케스트라와 피아노의 연주 속에서 주제음이 각기 다른 악기로 한번씩 울린다는것이다.
어느때는 바이올린이 작게 주제음을 내고, 어떤때는 클라리넷이 내고, 어떤때에는 첼로가 연주하고...
주제음을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개인적으로, 파가니니 주제에의한 랩소디를 좋아해서 그 위주로 후기를 작성했지만
내가 이번 올댓 라흐마니노프 연주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곡은 사실 피아노협주곡 제2번- 김태형 피아니스트분께서 연주한 곡이다.
특히 피아노협주곡2번은 1악장 도입부분이 정말 강렬하다. 피아노 건반을 쿵-하고 내려 칠 때, 그 진동이 내 심장을 짓누르는 느낌을 받는다.
내 눈동자는 피아니스트의 손가락, 건반 하나하나를 모두 담아낸다.
연주를 하며 2악장부분의 아련한 선율과 함께, 조명 그 너머를 바라볼때 김태형피아니스트의 눈동자가 촉촉히 아련하게 빛나는 모습을 보았다.
오케스트라와 피아노의 음이 서로 조화되어 내 마음을 두드리는데, 나도모르게 심장이 먹먹해지는 기분이었다.
파가니니주제에의한 광시곡이 피아노의 연주가 돋보이는 작품이라면, 협주곡 제2번은 오케스트라와 피아노가 서로 조화를 이루는 작품이다.
가장좋아하는 곡은 맨 마지막 곡이었지만, 이번 연주에서 가장인상깊었던 곡은 제2번 협주곡이다.
(나에게 감동을 선사해준 연주였기때문이다. 실력과 곡의 아름다움, 표정과 표현력이 어우러진 공연이다. 후기를 쓰는 지금도 아직 여운이 남아있다.)
아 정말 너무너무 듣고싶었던 작품을 보고와서 행복하다.
마지막 낭만주의의 거장 라흐마니노프!
꼭!! 볼수밖에 없는 공연이라, 만약 대전공연전시 이벤트 떨어지면, 예매를 해서라도 보려고했는데 ㅎㅎ
다행히 이벤트에 당첨되어서 너무 기뻤다!(2016.11.23일자 저녁 기준으로 좌석이 1~3충 전부 매진이었다...)
2016.11.25 19:30금요일 : 라프마니노프/대전예술의전당 아트홀 공연 후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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